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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정신의학의 역사: 히스테리에서 우울증까지 정신의학의 역사는 단순히 질환의 기록만이 아니라, 사회와 문화가 사람의 감정을 어떻게 해석했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기도 합니다. 특히 여성은 오랫동안 감정과 신체가 하나로 엮여 해석되며, 때로는 ‘질환화’된 존재로 다뤄져 왔습니다. 중세의 ‘히스테리’ 개념에서 근대의 정신병원 수용, 그리고 현대적 우울증 연구에 이르기까지 여성과 정신의학의 관계는 시대의 편견과 변화가 고스란히 반영된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세와 근대 초기: 히스테리라는 굴레자궁과 광기의 연결 ‘히스테리(hysteria)’라는 용어는 그리스어 ‘히스테라(hystera, 자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고대와 중세 유럽에서는 여성의 자궁이 몸 안을 떠돌며 다양한 증상을 일으킨다고 믿었습니다. 감정의 폭발, 발작, 울음은 모두 ‘자궁이 제자리.. 2025. 8. 17.
정신질환과 문학: 셰익스피어에서 현대 소설까지 정신질환은 오랫동안 인간의 삶과 예술에서 중요한 주제였습니다. 과학적 지식이 부족했던 시대에는 광기를 신의 형벌이나 초자연적 현상으로 이해했지만, 문학 작품 속에서는 인간 내면의 갈등과 복잡한 심리를 드러내는 장치로 자주 등장했습니다. 특히 셰익스피어와 같은 고전 작가부터 19세기, 20세기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문학 작품들은 정신질환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과 사회적 현실을 탐구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먼저 셰익스피어의 비극 속 광기, 이어서 19세기 문학에서 묘사된 우울과 불안, 마지막으로 20세기 소설에 나타난 조현병적 세계를 살펴보며, 문학이 어떻게 정신질환을 다루어왔는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셰익스피어의 비극 속 광기『햄릿』의 광기셰익스피어의 대표작 『햄릿』은 인간 정신의 복잡한 갈등을 가.. 2025. 8. 17.
21세기 정신과의 미래: 디지털 치료제와 인공지능 “병원에 꼭 가야지만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예전에는 정신과 치료라고 하면, 병원에 가서 의사와 상담하고 약을 처방받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앱, 인공지능 상담 프로그램, 그리고 뇌를 직접 자극하는 첨단 기술까지 — 치료의 방법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지요. 스마트폰 속 작은 치료실, CBT 앱인지행동치료(CBT)는 정신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심리치료 방법 중 하나입니다. 생각(인지)과 행동을 바꾸면 감정도 달라진다는 원리인데,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강박장애 같은 여러 질환에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치료를 받으려면 꾸준히 병원에 가야 하고, 치료자를 만나야 한다는 점이었죠. 여기서 등장한 것이 스마트폰 앱 기반 CBT입니다. 환자는 .. 2025. 8. 17.
정신병원의 역사: 수용에서 치료로 오늘날 우리는 정신병원을 치료와 회복의 공간으로 떠올리지만, 불과 200여 년 전만 해도 상황은 전혀 달랐습니다.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종종 감옥이나 구빈원에 함께 수용되었고, 치료보다는 격리의 대상이었습니다. 사회는 이들을 보호하거나 이해하려 하기보다, 공동체 밖으로 밀어내고 보이지 않게 관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18세기 말부터 19세기에 걸쳐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계몽주의와 인도주의 사상이 확산되면서, 정신질환자를 “범죄자나 불쌍한 구빈자”가 아닌 “치료 가능한 환자”로 보는 시각이 등장했습니다. 이 변화 속에서 근대적 의미의 정신병원이 탄생하게 됩니다. 초기 정신병원의 탄생과 배경19세기 초반의 정신병원은 단순히 환자를 가두어 두는 시설이 아니라, 일정한.. 2025. 8. 17.
중세의 광인들: 마녀사냥과 정신질환의 관계 오늘날 우리는 정신질환을 뇌과학적, 심리학적, 사회적 요인으로 설명합니다. 하지만 중세 유럽에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의 ‘이상행동’을 해석했습니다. 당시에는 과학적 지식이 부족했을 뿐 아니라, 종교가 사회 전반을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광기와 정신질환은 종종 악마의 빙의, 신의 형벌, 마녀의 저주로 이해되었습니다. 이런 인식은 수많은 사람들을 고통과 낙인 속에 몰아넣었고, 때로는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중세의 광인들이 어떤 방식으로 대우받았는지, 마녀사냥과 정신질환이 어떻게 뒤엉켰는지, 그리고 ‘광인 배’라는 상징적 사건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종교적 해석: 악령과 빙의의 시대중세 유럽에서 정신질환은 의학적 문제로 보기보다는 영적·종교적 문제.. 2025. 8. 17.
프로이트와 정신분석의 시대 정신과라는 학문이 지금처럼 체계화되기 전, 사람들은 마음의 병을 어떻게 이해했을까요? 오늘날 우리는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같은 이름으로 증상을 구분하고, 약물이나 상담을 통해 치료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과 1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개념조차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그 전환점에 서 있던 인물이 바로 지그문트 프로이트입니다. 프로이트는 인간 정신을 이해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는 ‘무의식’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우리가 의식적으로 알지 못하는 욕망과 갈등이 행동과 감정을 결정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이론은 단순히 의학의 영역을 넘어, 문학과 철학, 예술과 대중문화 전반에 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 글에서는 프로이트와 정신분석의 시대를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려 합니다. 첫째.. 2025. 8. 16.